제야의 종소리 의미와 유래｜12월 31일 보신각에서 울리는 33번의 종, 그 이유는?

 12월 31일 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 해의 마지막 순간을 조용히 기다린다. 텔레비전 생중계, 온라인 스트리밍, 혹은 직접 현장을 찾아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단순한 연말 이벤트가 아니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상징적인 의식이다.

이 글에서는 제야의 종소리의 의미와 유래, 왜 33번을 치는지,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 그리고 오늘날 이 종소리가 갖는 현대적 의미까지 차분하게 정리해본다.

제야의 종소리란 무엇인가

‘제야(除夜)’는 한자로 묵은 해를 없앤다는 뜻을 지닌 말이다. 즉, 제야의 종소리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자정, 묵은 시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울리는 종소리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제야의 종은 서울 종로 보신각의 종이다. 매년 자정이 가까워지면 수많은 시민들이 현장에 모이거나 방송을 통해 이 순간을 함께하며 새해의 시작을 맞이한다.

제야의 종소리 유래와 역사

제야의 종을 치는 전통은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종은 단순한 의식용 물건이 아니라, 도성의 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조선시대 한양에서는 새벽에 종을 쳐 성문을 열고, 밤에 종을 쳐 성문을 닫았다. 이 종소리를 기준으로 사람들의 일상과 통행이 관리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종은 단순한 시간 알림을 넘어, 질서와 경계,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이러한 의미가 확장되며, 해의 마지막 밤에 종을 울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제야의 종 전통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됐다.

제야의 종은 왜 33번 울릴까?

제야의 종소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바로 **“왜 하필 33번일까?”**라는 점이다.

이 횟수에는 불교적 상징성이 담겨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겪는 번뇌를 상징하는 개념으로 **삼십삼천(三十三天)**이 등장한다. 제야의 종을 33번 울리는 것은, 지난 한 해 동안 쌓인 번뇌와 근심을 하나씩 씻어내고 맑은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오늘날 제야의 종소리는 특정 종교의식을 넘어, 정리와 새 출발을 상징하는 사회적 의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란?

서울 보신각에서는 매년 12월 31일 밤 공식적인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는 서울시 주관으로 진행되며, 각계각층의 인사와 시민 대표가 함께 종을 울린다.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대표적인 연말 행사로, 수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찾거나 TV·온라인 중계를 통해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공동체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억된다.

오늘날 제야의 종소리가 가지는 현대적 의미

현대 사회에서 제야의 종소리는 더 이상 시간을 알리는 기능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멈춰서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상징성이 더욱 커졌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제야의 종소리는 잠시 숨을 고르고, 지나온 한 해를 정리하며, 다가오는 새해를 생각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반성의 시간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다짐의 순간이 된다.

그래서 제야의 종소리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새해의 출발선이자 마음의 리셋 버튼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무리하며｜종소리에 담긴 시간의 의미

제야의 종소리는 단순히 자정에 울리는 종이 아니다. 그 안에는 수백 년 이어진 역사와 전통,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과 바람이 함께 담겨 있다.

12월 31일 밤, 종소리가 울리는 그 순간만큼은 지난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시작을 차분히 맞이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연말의 방식이 될 것이다.

출처

• 서울특별시 보신각 타종 행사 안내

• 국립민속박물관 전통 세시풍속 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야의 종’ 항목